
불교는 금주를 권장하는 종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뿌리가 깊은 지역 문화와 만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예가 티벳입니다. 이 고산 지대에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창’이라는 발효 우유주를 만들어 마셔 왔고, 단순히 일상 음료를 넘어서 종교적·의례적 의미까지 부여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창’이라는 술이 어떻게 티벳 불교와 공존하며, 삶과 신앙, 발효가 하나로 연결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창이란 무엇인가 – 고산지대의 생존이 만든 술‘창’은 티벳, 네팔, 부탄 등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널리 마시는 전통 발효주입니다. 지역에 따라 ‘통바’, ‘치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주로 보리, 수수, 기장, 우유, 때로는 야크 우유까지 발효하여 만듭니다.특히 티벳의 창은 다른 나..

세계 대부분의 고대 문명에서 제사나 종교 의례에는 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술은 신에게 바치는 제물,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했고, 종종 신성한 물질로 여겨지기도 했죠. 그런데 흥미로운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마야와 잉카 문명입니다. 이 두 거대한 중남미 문명은 술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사용을 배제하는 제례 문화를 가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이들은 술을 쓰지 않았을까?’, ‘그 대신 무엇을 썼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 보겠습니다.마야 문명 – 신과 피, 그리고 초콜릿의 제사마야 문명은 지금의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 일대에서 번성했던 고대 문명입니다. 이들은 매우 발달된 달력 체계와 문자, 천문학을 가졌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건 제사의 중심이 술이 아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