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과 축제는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였습니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신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사람들은 술을 들고 축제의 장으로 모였습니다. 고대의 향연에서부터 현대의 뮤직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술은 단지 마시는 것이 아닌 축제의 ‘언어’이자 분위기, 그리고 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축제와 술의 관계를 통해, 그 변화와 본질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고대 향연의 술 – 신을 위한 제사에서 인간의 즐거움으로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는 대부분 종교 의례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술이 있었습니다. 고대 수메르와 바빌로니아의 신전에서는 술을 신에게 바치고, 제사 후 남은 술을 사람들이 나..

일본의 사케는 단순한 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쌀로 빚은 정성과 자연의 흐름이 담긴 액체이며, 때로는 신이 머무는 정결한 장소입니다. 특히 신사에서 열리는 제사(마츠리)에서는 이 사케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신에게 돌아가는 쌀’, 즉 인간이 받은 축복을 다시 신에게 되돌려드리는 순환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오늘은 ‘사케 신사제’를 통해, 술이라는 액체에 담긴 일본인의 신앙과 철학, 그리고 농경 사회의 정서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신도의 제례와 사케 – 술은 신과 인간의 다리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도는 ‘자연을 신으로 섬기는 믿음’입니다. 하늘, 땅, 산, 강, 나무, 바위까지 모든 자연에 ‘카미(신령)’가 깃든다고 믿으며, 인간은 그 카미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인간이 카미에게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