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는 술을 금합니다. ‘오계’ 중 다섯 번째 계율인 불음주계—술을 마시지 말라는 계율은 너무나도 유명하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불교 문화 안에서 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례와 제례에서 술은 조심스럽게, 때로는 상징적으로 사용되며, 지역 불교 문화에 따라 그 해석은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주의 종교’ 불교가 어떻게 술을 이해했고, 왜 어떤 경우엔 의례 속에 술을 남겨두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경전 속 금주 계율 – 술은 수행의 장애인가, 자비의 이유인가불교에서 술을 금하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이나 도덕 때문만은 아닙니다. 초기 불교의 계율서인 '율장'에는 술이 인간의 ‘의식적 통제’를 흐리게 하며, 그것이 곧 ‘계율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술을..

술은 때로 즐거움을 위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신과 통하는 문’이었습니다. 샤먼, 즉 무당이라 불리는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술을 단지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신과의 대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샤먼과 술’이라는 주제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술이 어떻게 의식과 신접의 매개체가 되었는지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무당이 마시는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신의 언어이자 인간을 초월으로 이끄는 열쇠였습니다.한국과 몽골 샤먼의 술 – 신내림과 트랜스의 연결고리한국의 무속에서는 제의와 굿판에서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굿을 시작하기 전, 무당은 대개 술잔을 들어 신에게 바치고, 직접 한 모금 마시는 것으로 의식을 시작합니다. 이때의 술은 단지 ‘예의’나 ‘풍습’이 아니라, 신령을 청해 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