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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을 보고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감동적인데, 이게 기계가 만든 거라고?” 처음엔 그저 기술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마음 한쪽이 어쩐지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술이라는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고, 감정이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단순히 멋진 그림을 넘어서, 종교적인 주제나 영적인 메시지를 담은 AI 창작물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 ‘빛으로 가득한 천상의 공간’ 같은 이미지를 AI가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그럴싸하다는 감탄 뒤에 또 한 가지 질문이 따라옵니다. “과연 이런 이미지가 진짜 영적인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바로 그 질문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AI가 만든 예술이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메시지를 진짜로 담을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진정한 예술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 보려 합니다.

AI로 창작된 예술이 종교적·영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까?
AI로 창작된 예술이 종교적·영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까?

AI는 ‘믿음’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형상은 그릴 수 있습니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고대의 성화 이미지부터 현대 예술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만든 모든 시각 자료를 흡수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죠. 그래서 “기도하는 여성”이나 “빛으로 감싸인 천사”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정말 아름답고 신성한 느낌의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미지가 단지 ‘모양’만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AI는 그 그림 속 여인이 누구에게 기도하고 있는지, 왜 기도하는지 모릅니다. ‘신앙’이 무엇인지, ‘구원’이나 ‘회복’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이미지에는 기도가 없고, 고백이 없으며, 진심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켈란젤로나 렘브란트가 그린 성화에는 시대와 작가의 고통, 믿음, 질문이 녹아 있습니다. 단순히 ‘빛’과 ‘인물’이 잘 그려진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생의 진심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AI는 이 부분을 따라 하지 못합니다. 표현은 있어도, 그 표현을 만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AI를 ‘도구’로 쓴다면, 이야기를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AI로 만든 모든 종교적 예술이 공허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AI 자체는 창작의 ‘주체’라기보다는 ‘도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쓰는가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신앙인이 깊은 기도와 묵상 끝에 얻은 이미지를 마음속에 그리며, 그 장면을 AI에게 설명하고 이미지로 구현해낸다면, 그 작업은 단순한 생성이 아니라 하나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붓을 들고 그린 건 아니지만, 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 감정과 믿음은 분명히 ‘사람의 것’입니다.

실제로 요즘은 이런 작업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이 있습니다. AI를 통해 자신이 받은 영감을 시각화하거나, 명상 중 떠오른 장면을 AI 이미지로 구현한 후, 그 위에 자신의 설명과 해석을 덧붙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되면, AI가 만든 결과물이더라도 그 안에는 ‘인간의 메시지’가 담기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과정을 이끌어냈느냐입니다. AI는 붓이 될 수는 있어도, 마음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예술은 결국, 진심이 느껴질 때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예술 앞에서 감탄보다 ‘울림’을 기대합니다. 단순히 예쁜 것을 보았을 때보다는, 그 안에 담긴 누군가의 마음을 느꼈을 때 더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에서도 진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종교 예술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신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고, 때로는 위로를 구하는 고백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정직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들은 AI가 배워서 흉내 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문을 읽거나 성가를 들을 때 울컥하는 이유는, 그 단어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의 마음속에서 길어 올려졌기 때문입니다. AI가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어도, 그 말이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마음에 닿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AI 예술이 종교적 메시지를 ‘담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느껴지게 하려면’ 사람의 손과 마음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합니다.

신앙도 예술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AI는 놀라운 도구입니다. 우리의 창작 과정을 도와주고, 새로운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그러나 예술, 특히 종교나 영성과 관련된 예술은 단순히 창의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인생의 아주 깊은 층위에서 나오는 고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AI는 기도하지 않습니다. 외로움도, 죄책감도, 구원의 필요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그것이 만들어낸 종교 예술에는 어딘가 미묘한 결이 빠져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느낍니다. 부딪히고, 질문하고, 울고, 기다리며 그 속에서 한 줄의 그림과 하나의 노래를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결론 내리고 싶습니다. AI가 만든 예술도 종교적 메시지를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전달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전달의 힘은 언제나 ‘진심’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어떤 도구를 쓰든, 그 도구에 담긴 마음이 진짜라면, 예술은 여전히 사람의 영혼을 울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술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 예술이 여전히 의미 있는 이유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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