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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그림, 저작권은 누구에게?

by 어반IT 2025. 3. 31.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AI가 만든 그림은 도대체 누구 거예요?” 그림을 조금이라도 그려본 분들이라면, 이 질문이 얼마나 복잡하고 묘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공감하실 겁니다. 단순히 기술의 발전 때문이 아니라, ‘창작’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죠. 저도 처음엔 그저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건 하나의 철학이자, 예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작권
AI가 그린 그림, 저작권은 누구에게?

AI가 만든 이미지, 저작권법은 아직 헷갈립니다

먼저, 법적인 이야기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저작권을 ‘인간의 창작물’에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계가 혼자서 만들어낸 그림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여러 번 밝혔고요. AI 혼자 만든 그림은 저작물이 아니고, 따라서 저작권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예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Midjourney에 엄청나게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해봅시다. 그 사람은 이미지가 나오기까지 수십 번의 시도와 조정을 거쳤고, 결과물 중 하나를 고르고 다시 손봐서 완성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단순히 ‘AI가 만든 그림’일까요, 아니면 그 사람이 만든 창작물일까요?

이럴 때는 ‘얼마나 인간이 개입했느냐’가 핵심 기준이 됩니다. 프롬프트를 단순히 “고양이”라고 입력한 것과, “고흐 풍의 따뜻한 색감으로 석양 아래 앉은 고양이, 강한 붓터치 표현”이라고 입력한 건 완전히 다르죠. 후자의 경우는 인간이 방향을 정하고, 감각적으로 통제했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누가 그림을 썼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저작권이란 게 법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실무에서는 이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I로 만든 이미지를 책 표지로 쓰거나 광고 캠페인에 넣을 때, “이거 진짜 써도 괜찮은가요?”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거든요.

제가 한 번은 지인 디자이너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고객이 “Midjourney로 만든 이미지 그대로 써달라”고 해서 작업했는데, 나중에 클라이언트 쪽 법무팀에서 문제 될 수 있으니 다른 이미지로 교체해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이 이미지가 누가 만든 건지도 애매하고, 혹시라도 기존 작품을 베낀 건 아닌지 확인이 안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대부분의 AI 생성 도구들은 수많은 기존 이미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된 모델을 사용합니다. 이 데이터 안에는 저작권이 있는 작품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 보니 생성된 결과물이 다른 작가의 스타일을 지나치게 닮거나 비슷한 구도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요즘 디자인 업계에서 꽤 민감한 포인트입니다. 의도치 않게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상업적인 용도로 이미지를 사용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플랫폼별로 상업 이용 가능 여부, 사용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건 이제 필수가 됐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까지가 창작인가’라는 질문입니다

AI가 만든 그림을 두고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논하는 건 결국, ‘창작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전에는 붓을 들고 캔버스에 그리는 걸 창작이라고 여겼다면, 지금은 마우스 클릭 한 번, 키보드 입력 몇 줄로도 멋진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걸 무조건 ‘창작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창작자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수십 번 이미지를 돌려보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분명히 창작자입니다.

반면, 단순히 AI가 알아서 생성해준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쓰기만 했다면, 그건 창작이라기보다는 ‘사용’에 가깝겠죠. 이 둘의 경계는 굉장히 미묘하지만, 앞으로 AI 아트 시장이 커질수록 이런 기준은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실제로 몇몇 국가에서는 프롬프트 작성 기술 자체를 ‘창작 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이 하나의 ‘예술적 기술’로 자리 잡게 될 수도 있겠죠.

저작권의 미래는 아직도 ‘작성 중’입니다

결국 AI가 만든 그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작성 중’입니다. 아직 뚜렷한 기준이나 법적인 판례가 정립되어 있지 않고, 국가마다 해석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저작권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편집이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고도 하죠.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는 더 자주, 더 깊이 논의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AI를 쓰는 예술가, 디자이너, 마케터, 콘텐츠 제작자들이 늘어날수록, 이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작품들에 대한 권리 보호도 반드시 따라야 하니까요.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과 역할입니다. 우리가 AI를 어떻게 쓰고, 어떤 기준으로 창작과 사용을 구분하며, 어떤 윤리를 지켜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저작권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AI는 도구입니다.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나누느냐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건 법이 아니라, 결국 우리의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